소화는 소화기관이 음식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뇌상(cephalic phase)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의 뇌가 음식에 대한 시각 또는 후각 정보를 처리할 때, 음식이 오는 것을 대비해 침샘과 위를 자극하는 뇌 신경의 자극을 유발합니다.
뇌상은 친숙한 음식에 대한 조건화되거나 학습된 반응입니다. 특정한 음식에 대한 우리의 식욕이나 욕망은 뇌가 지시하는 준비 반응을 변경합니다. 사람은 브로콜리보다 사과파이를 기대할 때 더 많은 침을 생성하고 배에서 우르릉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식욕과 욕망은 내장 과정(visceral process) 및 감정과 관련된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와 편도체(amygdala)의 산물입니다. 뇌상 이후 소화는 무조건적인 반사작용으로 장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 ENS)에 의해 조절됩니다. 사람은 음식을 소화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사과파이를 먹든 브로콜리를 먹든 상관없이 일어납니다.
ENS는 (거의) 뇌와 무관하게 기능한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소통의 약 90%는 ENS에서 뇌로 전달되는 메시지입니다. 이러한 메시지들은 뇌에 포만감, 메스꺼움, 또는 팽만감에 대한 정보를 줍니다.
말초신경계(peripheral nervous system)의 일부로서, ENS는 운동 뉴런(motor neuron)과 감각 뉴런(sensory neuron)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예를 들어, ENS는 음식을 식도에서 항문까지 소화관을 따라 휘젓고 나아가게 하는 민무늬근(smooth muscle; 평활근)의 움직임을 지시합니다. 한편 뇌는 삼킴이나 배변과 같은 의식적인 과정을 수행하는 골격근(skeletal muscle)을 지시합니다.
감각 ENS 뉴런은 위와 장의 변화를 감지합니다. 기계수용체(mechanoreceptor; 기계적 자극 수용체; 기계적 자극 수용기)는 음식이 들어갈 때 위와 십이지장(duodenum) 내벽의 늘어남과 팽만을 감지합니다. 그런 다음 화학수용체(chemoreceptor; 화학수용기)는 유미즙(chyme)의 화학적 성분 변화(pH 수준과 단백질 및 지방의 존재와 같은)를 감지합니다. 이 정보는 소화의 각 단계를 촉진하고 소화 호르몬을 분비하기 위해 내분비계(endocrine system)와 조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ENS는 2억에서 6억 개의 뉴런을 포함하고 있어서 때론 “작은 뇌”라고도 불립니다. ENS는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나 뇌와 같은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 때문에 ENS의 뉴런들은 뇌 신경 뉴런과 같은 신경학적 손상(neurological insult)에 취약해서, 장 질환과 신경학적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 파킨슨 병(Parkinson’s disease)에 걸린 사람들의 경우, ENS와 뇌의 뉴런은 알파-시뉴클린 응집체(alpha-synuclein inclusion)와 루이 소체(Lewy bodies) 같은 유사한 질병 증상을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