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법칙(sum rule)과 곱의 법칙(product rule)을 사용하여 형질을 물려받을 확률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합의 법칙은 상호 배타적(mutually exclusive) 사건의 확률을 계산하는 데 사용됩니다. 곱의 법칙은 여러 독립된 사건의 확률을 예측합니다. 이러한 확률 법칙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 해당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인 이론적 확률(theoretical probability)을 결정합니다. 반면, 경험적 확률(empirical probability)은 이미 발생한 사건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퍼넷 사각형(Punnett square)은 한 두 가지 형질의 유전을 시각화하는 데 유용하지만, 더 복잡한 시나리오에 적용하면 번거로워집니다. 세 가지 형질을 나타내는 퍼넷 사각형만 봐도 이미 가능한 교배가 64개나 있습니다. 확률 법칙을 사용하면 형질 유전 확률을 훨씬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비오틴분해효소 결핍증(biotinidase deficiency, 줄여서 BTD) 가족력이 있는 임신부가 자신의 아이가 BTD를 물려받을 위험성을 알아보는 경우를 예로 들어봅시다. BTD는 상염색체 잠성(autosomal recessive) 질환입니다 (주: 우성(dominant) 또는 열성(recessive)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우성/열성은 현성/잠성으로 개선해야 할 표현입니다). BTD를 치료하지 않은 신생아는 발육 지연, 근육 저하, 피부 발진, 탈모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심하면 발작, 시력 및 청력 상실과 관련이 있습니다. 임신부와 임신부의 부모님 모두 질환이 없지만, 임신부의 남동생은 질환이 있습니다. 이는 두 부모가 각각 원인 유전자 변이(causal gene variant)을 하나씩 가지고 있을거란 것을 의미합니다 (두 부모가 이형접합자(heterozygote), 즉 보인자(carrier))
임신부의 아이가 BTD을 물려받을 할 확률은 임신부가 자신의 부모처럼 원인 대립유전자(causal allele) 하나를 보유하고 있는 보인자인지 여부에 좌우됩니다. BTD는 상염색체 잠성이며, 임신부는 질환이 없기(unaffected) 때문에 원인 대립유전자 두 개를 가지고 있을리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는 원인 대립유전자 하나를 가지고 있을 수는 있습니다.
아이가 BTD를 물려받을 위험을 확인하는 첫 번째 단계는 임신부가 보인자일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여기엔 확률의 합의 법칙을 적용합니다. 합의 법칙은 상호배타적인 사건의 확률은 개별 사건 확률의 합이라고 말합니다. 이 경우 상호 배타적인 사건은 임신부가 물려받았을 수 있는 부모의 대립유전자 조합입니다. 임신부의 부모는 모두 이형접합자(Bb 유전자형(genotype))이기 때문에 임신부는 다음과 같은 가능한 유전자형 네 개 중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 B와 어머니 B (BB), 아버지 B와 어머니 b (Bb), 아버지 b와 어머니 B (Bb), 또는 아버지 b와 어머니 B (bb). 일단 임신부가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bb 유전자형을 제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임신부에겐 1/3의 동일한 확률을 가진 3개의 가능한 유전자형이 있으며, 이들 중 2개는 보인자(Bb)입니다. 따라서 합의 법칙에 따르면 임신부가 보인자일 확률은 1/3 + 1/3, 즉 2/3입니다.
아이가 BTD를 물려받을 위험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임신부의 반려자가 보인자일 확률입니다. 여기선 곱의 법칙을 적용합니다. 곱의 법칙은 여러 독립된 사건의 확률은 개별 사건 확률의 곱이라고 말합니다. 임신부가 보인자인 경우, 이것은 반려자가 보인자인지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는 독립적인 사건입니다.
임신부의 반려자도 질환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아이가 BTD을 물려받으려면 여러 독립적인 사건이 발생해야 합니다. 첫째, 임신부는 꼭 보인자여야 합니다 (앞서 계산했던 2/3 확률). 둘째, 임신부의 반려자도 꼭 보인자여야 합니다. 반려자에게 질환이 없고 BTD의 가족력도 없는 경우 이 사람이 보인자일 확률은 일반 인구에서 보인자가 발견되는 확률(1/120)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셋째, 아이는 부모 모두에게서 잠성 대립유전자를 물려받아야 합니다 (부모가 모두 보인자인 경우 아이가 잠성 대립유전자를 물려받는 확률은 1/4입니다). 곱의 법칙을 적용하면 아이가 BTD를 물려받을 위험은 다음과 같은 개별 확률의 곱입니다: (2/3) x (1/120) x (1/4) = ~0.0014, 즉 대략 0.14%입니다.
앞선 예와 같이 출생 전에 계산한 아이가 BTD를 물려받을 확률 0.14%는 이론적 확률입니다. 그러나 아이와 아이의 형제/자매가 BTD를 물려받을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경험적 확률은 100%입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계산되는 이론적 확률과 달리 경험적 확률은 관측에 근거합니다. 하나의 가계도(pedigree)를 분석하는 이론적 확률과 경험적 확률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가계도가 분석될수록 이론적 확률과 경험적 확률은 점점 일치하게 됩니다.